[시] 상추를 씻으며 캉캉춤을
손끝에서 펼쳐지는 옷자락 생각의 빛보다 더 곱고 물굽이 속에서 추는 캉캉춤 숨 가쁘게 돌고 나면 원하는 꿈 이루어질까 내 손은 오펜바흐의 지휘봉 싱크대에 떨어지는 리듬 따라 하늘의 두 영혼 천당과 지옥 물길 속에서도 들리는 기도 소리 춤은 외로움일까 기쁨일까 네 옷자락에 출렁이는 물결 포개며 씻을 때마다 나도 같이 추는 캉캉춤 옷에 맺혀있는 방울방울 살아온 얘기 치마폭에 거머쥐고 태우는 정열 다 쏟은 진액이 바닥에 허옇다 내 손안에 너의 길 깊은 주름이 겹친다 이경희 / 시인시 상추 얘기 치마폭 영혼 천당 기도 소리